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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꿈을 꾸며

□ 시집 머리에 길 위에서 이름을 부르며 친구여, 길 위에서 나는 친구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한다 친구여, 봄날 꿈속에서 그들은 하나하나 모습을 보인다 김광협, 이문구, 조태일, 임영조, 손춘익, 박정만, 오규원, 김영태, 마종하, 신현정, 최하림…… 살아 있는 자의 꿈, 한평생 살아온 길 위에서 뒤돌아보면 거기 보이는 모든 삶이 봄꿈이다 외롭고 슬프고 어두운 날의 기도마저도 더 오래 내 것이 된 길 위에서 살아 있는 자에게 오늘만이 봄날이라면 사람 살아가는 한평생이 봄날이다 친구여, 헛된 봄꿈을 꾸는 나는 삶이 우리에게 한번쯤 허락하는 봄날을 믿는다 친구여, 길 위에서 나는 지봉池峯 김 종 해
□ 시집 머리에
길 위에서 이름을 부르며


친구여, 길 위에서 나는 친구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한다
친구여, 봄날 꿈속에서 그들은 하나하나 모습을 보인다
김광협, 이문구, 조태일, 임영조, 손춘익, 박정만,
오규원, 김영태, 마종하, 신현정, 최하림……
살아 있는 자의 꿈,
한평생 살아온 길 위에서 뒤돌아보면
거기 보이는 모든 삶이 봄꿈이다
외롭고 슬프고 어두운 날의 기도마저도
더 오래 내 것이 된 길 위에서
살아 있는 자에게 오늘만이 봄날이라면
사람 살아가는 한평생이 봄날이다
친구여, 헛된 봄꿈을 꾸는 나는
삶이 우리에게 한번쯤 허락하는 봄날을 믿는다
친구여, 길 위에서 나는
지봉池峯 김 종 해
김종해 시인
1941년 부산 출생.
1963년 《자유문학》 및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
<현대시> 동인. 한국시인협회 회장 역임.
현대문학상, 한국문학작가상, 한국시협상, 공초문학상 등 수상.
현재 문학세계사 대표, 계간 시전문지 《시인세계》 발행인.
시집 『인간의 악기』 『항해일지』 『별똥별』 『풀』 등과
시선집 『누구에게나 봄날은 온다』 『무인도를 위하여』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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