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꿈을 꾸며
□ 시집 머리에
길 위에서 이름을 부르며
친구여, 길 위에서 나는 친구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한다
친구여, 봄날 꿈속에서 그들은 하나하나 모습을 보인다
김광협, 이문구, 조태일, 임영조, 손춘익, 박정만,
오규원, 김영태, 마종하, 신현정, 최하림……
살아 있는 자의 꿈,
한평생 살아온 길 위에서 뒤돌아보면
거기 보이는 모든 삶이 봄꿈이다
외롭고 슬프고 어두운 날의 기도마저도
더 오래 내 것이 된 길 위에서
살아 있는 자에게 오늘만이 봄날이라면
사람 살아가는 한평생이 봄날이다
친구여, 헛된 봄꿈을 꾸는 나는
삶이 우리에게 한번쯤 허락하는 봄날을 믿는다
친구여, 길 위에서 나는
지봉池峯 김 종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