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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사람이 있었네

우화를 꿈꾸며 사과나무 잎새 뒤에 얌전히 벗어 놓은 매미의 허물을 본다. 허물은 벗어 놓고 어느 나무에서 목청껏 노래하고 계신지……. 알에서 깨어난 그대는 캄캄한 땅 속으로 내려가 7년 동안 굼벵이로 살다가 여름 저녁 땅 속에서 나와 나무로 기어올라가 여섯 개의 다리로 단단하게 고정한 후 우화 준비를 한다지. 그리고 등짝이 갈라지며 꿈틀꿈틀 허물을 벗고 세상을 향해 날아오른다지. 이번 수필집을 묶으며 매미를 생각했다. 그동안 다섯 권의 수필집을 출간하며 허물을 벗기 위해 엔간히도 노력하였다. 그런데 그 허물이 얼마나 질기던지 등짝이 갈라지지를 않아서 우화에 실패하고 도로 주저앉곤 했다. 우화의 꿈은 황홀했다. 그날이 오면 푸른 날개 활짝 펴고 창공을 날아올라 수관이 아름다운 나무..
우화를 꿈꾸며



사과나무 잎새 뒤에 얌전히 벗어 놓은 매미의 허물을 본다.
허물은 벗어 놓고 어느 나무에서 목청껏 노래하고 계신지…….
알에서 깨어난 그대는 캄캄한 땅 속으로 내려가 7년 동안 굼벵이로 살다가 여름 저녁 땅 속에서 나와 나무로 기어올라가 여섯 개의 다리로 단단하게 고정한 후 우화 준비를 한다지. 그리고 등짝이 갈라지며 꿈틀꿈틀 허물을 벗고 세상을 향해 날아오른다지.

이번 수필집을 묶으며 매미를 생각했다.
그동안 다섯 권의 수필집을 출간하며 허물을 벗기 위해 엔간히도 노력하였다. 그런데 그 허물이 얼마나 질기던지 등짝이 갈라지지를 않아서 우화에 실패하고 도로 주저앉곤 했다.
우화의 꿈은 황홀했다.
그날이 오면 푸른 날개 활짝 펴고 창공을 날아올라 수관이 아름다운 나무에 깃들어 맘껏 노래하리라는. 비록 그 노래가 일주일의 유한한 시간일지라도 여한 없이 부르겠다는.

이제 보니 그 노래는 사람을 위한 노래였다. 처처에 스승이라 내 가슴을 두드리고 간 사람들을 보고 기쁨에 겨워 부른 노래, 눈물겨워 부른 노래, 이것이 생애 처음 알아 낸 내가 존재하는 이유였다.
아직도 우화를 꿈꾸며 꿈에서나 부를 그 노래를 세상에 내놓는다.
그동안 많은 사랑 속에 살았다. 빚이기보다는 축복이라 여기며 감사한다.

책을 품위 있게 만들어 주시고 분에 넘친 표사까지 써 주신 문학세계사 김종해 대표님과 편집장님, 그리고 문우 한상남 시인께 감사드립니다. 귀한 그림으로 책을 빛나게 해 주신 마음의 스승 최종태 교수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버팀목이 되어 준 가족들과 글로 인연 지어진 모든 분들 사랑합니다.
2015년 가을
반숙자
1939년 충북 음성 출생
1981년 《한국수필》,
1986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저서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그대 피어나라 하시기에』, 『가슴으로 오는 소리』, 『때때로 길은 아름답고』, 『천 년 숲』, 『거기 사람이 있었네』
선집 『사과나무』, 『이쁘지도 않은 것이』

활동
국제 펜클럽, 한국문인협회, 수필문우회, 한국가톨릭문우회, 현대문학작가회, 뒷목회원으로 활동. 음성문협 초대회장, 음성예총회장을 역임. 현재 음성예총 문예 창작 교실, 음성·대소 주민자치센터 수필 교실에서 강의.

수상 경력
현대수필문학상(1991), 한국자유문학상(1992), 음성군민대상 문화예술 부문(1997), 충북문학상(1998), 충북도민대상 문학 부문(1999), 제1회 자랑스러운 음성인상(2002), 제1회 월간문학 동리상(2003), 동포문학상(2004), 충북현대예술상(2009), 대한문학대상(2009), 산귀래문학상 본상(2012) 수상

e-mail: bandal0806@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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